2024년 10월 05일(토)

"설민석이 문제인줄 알았더니..." 또 '역사 왜곡' 논란 생긴 '벌거벗은 세계사'

tvN '벌거벗은 세계사'


[인사이트] 장영준 기자 = '벌거벗은 세계사'가 역사 강사 설민석의 하차 후 5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다.


그러나 역사 왜곡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며 tvN '벌거벗은 세계사'를 향한 누리꾼의 뭇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는 중세유럽을 휩쓴 전염병 '페스트' 편이 전파를 탔다.


제작진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항석 교수를 전문가로 초청해 방송을 진행했으나,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의 지적으로 역사 해석 오류가 제기됐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박흥식 교수 SNS


해당 학문을 오랜 기간 관련 연구해온 박흥식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벌거벗은 세계사'를 혹평했다.


그는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했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라고 운을 뗐다.


박흥식 교수는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없이 사료를 해석할 줄 모르는 의사가 왜곡된 역사 인식을 키웠다며 안타까워했다.


"흑사병에 대한 막역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목표였나"라고 지적한 박흥식 교수는 "통계나 병인학적 측면에서도 최근 해석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카파 공성전에 대한 자료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 기록한 것이 아니고 신뢰할 수도 없다"면서 "마치 역사적 사실인양 해석해 나쁜 것은 다 아시아에서 왔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착시켰다"고 지적했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강의 전반에 깃든 중세에 대한 편견과 흑사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르네상스라는 희망이 시작됐다라는 강의 내용에 관해서도 그는 "동시대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따지자면 르네상스가 시작한 후 흑사병이 발생했다"며 사실과 다름을 알렸다.


"구체적으로 지적하려 들면 끝도 없을 듯하고 그럴 가치도 없다"고 전한 박흥식 교수는 제작진을 질타했다. 그는 "프로그램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문제"라며 "힘들게 자문해줬더니 내용은 조금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안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역사적 주제를 전달할 거라면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옳다"고 꼬집었다.


이에 관해 '벌거벗은 세계사' 측은 1일 "지난달 30일 방영된 페스트 편은 관련 내용을 의학사적인 관점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방송 전 대본, 가편 본, 자막이 들어간 마스터 본을 관련 분야 학자분들께 자문받고 검증 절차를 마친 후 방송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