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이 일자 문건을 삭제하는 등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공소장이 공개됐다.
공소장에는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려 했던 정황이 담겼다.
특히 '60 pohjois(뽀요이스)'와 '북원추'라는 이름의 폴더가 발견됐는데 '뽀요이스'는 북쪽을 뜻하는 핀란드어이며 '북원추'는 '북한 원전 추진 방안'으로 추정된다.
지난 28일 SBS는 해당 공소장을 공개하고 산업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자료를 복원해 북한 관련 파일 17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북원추'라는 폴더 안에는 두 가지 버전의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이란 제목의 파일이 삭제됐고, 다른 폴더에서는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 '북한 전력사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파일이 삭제됐다.
발견된 북한 관련 파일 17개 중 생성 날짜가 적힌 6개 파일은 지난 2018년 5월 2일부터 15일 사이에 작성됐다. 당시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과 2차 남북정상회담 중간 시점이다.
해당 매체에서 산업부에 이 파일들의 작성 경위와 삭제 이유를 물었으나 산업부는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과 관련한 문건들이 감사원에 제출되지 않고 한밤중 몰래 삭제돼야 했던 이유를 두고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삭제된 파일 중에는 'BH 송부'라고 쓰인 문건도 다수 있었다. BH는 청와대(Blue House) 뜻하는 것으로 해당 파일들은 청와대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월성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원전 폐쇄를 결정하기 전 청와대와 산업부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도 담겼다.
한편 검찰은 이들이 파일을 복구해도 내용을 알 수 없도록 'ㄴㅇㄹ' 등과 같은 알 수 없는 문자를 넣고 수정·저장한 뒤 삭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자료를 직접 삭제한 공무원과 삭제를 지시한 공무원 3명을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방실침입, 감사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