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여성가족부가 출범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내부에서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타 부처에 비해 여가부가 인력과 예산이 너무 적고 위상이 낮다는 건데, 지난달 정영애 장관은 이를 두고 부처의 위상을 부총리급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셀프 승진' 논란을 불렀다.
앞서 지난해 12월 22일 당시 장관 후보자였던 정 장관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에서 여가부 무용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부처 내 정책이 보다 실질적으로 성인지 관점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부처의 위상이 부총리 격으로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처 규모가 갈수록 작아지고 여러 차례 존폐 위기를 겪으면서 여가부의 위상이 지나치게 낮아졌다고 느낀 데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이를 위해 성인지 예산제도, 성별영향평가 등 성주류화 제도를 내실 있게 개편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부에서는 비판 여론이 나왔다.
여가부가 지난해 정부기관 업무평가에서 '최저점'을 맞았고, 여러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면서 여가부 폐지설까지 돌고 있는 상황에서 위상을 부총리격으로 올리자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었다.
거기에 일부에서는 국민들의 성평등 개혁 요구를 여가부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청소년·한부모 등에 대한 활동 및 자립지원 등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계층을 보호하는 역할을 여가부가 올바르게 소화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위상이 올라갈 필요가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