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상·병장은 호구"···요즘 '일병'이 군부대서 실세로 군림하는 이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죽어라 일만 해서 '일'병, 일만 하는 병X"


군 복무를 열심히 하고 돌아온 예비역이라면 군 생활 중 이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작업과 훈련, 근무, 일과 등에 빠질 수 없이 참여해야 하는 일병을 두고 나온 말인데, 이들은 실세인 상병들에게 치이면서 일만 해야 해 늘 기를 죽이고 살아야 했다.


그런데 이런 일병들이 최근 부대에서 '실세'처럼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군 병사들의 계급별 대우와 취급을 정리한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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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이 글은 최근 현역 병사들 사이에서 돌며 공감을 얻고 있는데 여기서 일병에 관한 설명이 다소 놀랍다.


글에 따르면 최근 일병은 부대의 진정한 실세로 거듭났다. 상·병장의 터치가 줄은 까닭이다.


군은 몇 년 전부터 부조리와 가혹행위 척결을 위해 가해 병사들에 대한 징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음의 편지'에 한 번이라도 가해자로 이름이 적힌 병사는 휴가 제한 등 가혹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


이런 까닭에 얼마 남지 않은 전역날까지 최대한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은 상·병장들이 터치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도 "요즘 정말 일병들이 실세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후임들을 건들지 않게 된 상병과 병장은 어떤 대우를 받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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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병장은 '동네북'이 됐다고 한다. 휴가와 머리 길이에 예민한 시기인 만큼 간부와 마찰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데 거기에 후임들에게 말 한번 잘못하면 신고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조용히 지내는 쪽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상병 또한 마찬가지다. '일병이 일만 한다'는 옛말이 됐고 상병이 이제는 작업의 실세가 됐다고 한다. 말 안 듣는 후임들 때문에 골머리가 터져 귀찮은 일은 다 하는 시기라는 말도 나온다.


분대장 혹은 최고참인 상·병장들이 조용히 지내고 있고, 입대한 지 10달도 채 되지 않은 일병들이 실세가 됐다는 증언이 온라인에 충격을 안겼다.


한 예비역 누리꾼은 "진짜 군대가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선임들은 눈치보고 후임들은 막 나가는 게 군대냐"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만,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작업이나 근무 등을 모든 계급이 똑같이 분담하는 게 맞고 부조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가혹행위가 줄어들 것이란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