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직장암에 걸린 상황임에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같이 새벽 인력 시장에 나가는 남성이 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1 '동행'에서는 가장의 책임감 때문에 암 투병 중임에도 쉼 없이 일하는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경상북도 울진군에 사는 상곤(51) 씨는 4년 전 직장암에 걸려 직장을 모두 잘라내고, 오랜 시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상곤 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 화장실을 오가는 등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많이 아팠다고 한다.
그는 아직도 완치되지 않았지만, 속 깊은 곳부터 느껴지는 메스꺼움을 견디며 인력 시장에 나가고 있다.
바로 베트남에서 시집온 아내 이수진(29) 씨와 아이 둘을 책임지기 위해서다.
상곤 씨는 정신없이 24시간을 살아가면서도 지난 달 둘째를 낳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집에 돌아와서도 쉬지 않는다.
그는 매일 신선한 재료를 구해와 미역국을 끓이고, 하루에 한 번씩 아내에게 족욕을 해준다.
그래도 시간이 나면 아내가 쉴 수 있도록 아이들 육아도 돕는다.
상곤 씨는 "아내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내가 암에 걸렸다. 얼마나 놀랐겠냐. 아내가 25살밖에 안됐는데.. 옆에서 같이 살아준 것만 해도 고맙다. 쉽지 않은 건데"라며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상곤 씨에게는 최근 큰 고민이 생겼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와 매서운 한파 때문에 일거리가 줄고 있어 인력 시장에서 허탕만 치고 돌아오는 일이 잦아진 것이다.
상곤 씨는 "집에만 있으면 가족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나와서 일하면 몸은 힘들어도 '오늘도 돈을 벌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씁쓸해 했다.
본인은 못 누리더라도 가족에게만큼은 부족한 것 없이 해주고 싶어 몸이 부서져라 살아가는 상곤씨.
그의 놀라운 희생정신에 감동한 많은 시청자들이 TV를 보다가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