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50대 일용직 근로자가 근무 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근무자 A씨는 영하로 뚝 떨어진 한파 속에서 핫팩으로 추위를 견뎠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오전 5시 15분쯤 A씨는 경기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물류센터에서 근무를 마친 뒤 야외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A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A씨가 쓰러진 날은 밤사이 최저 기온이 영하 10~11도까지 떨어진 기록적인 한파 날이었다.

당시 A씨는 코로나 사태로 수입이 줄자 생계유지를 위해 단기 근무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 정리 아르바이트를 한 지 6일 만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A씨가 근무하던 작업장에는 난방장치도 없었다.

19일 쿠팡 대책위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이들은 물류센터 내 강도 높은 근무 환경과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난방 시설 등이 A씨를 사망하게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쿠팡 대책위는 "노동자들에게 지급한 것은 하루종일 핫팩 하나였다"며 "쿠팡 물류센터는 개인 업무량을 일일이 감시하고 체크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쉴 새 없이 일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비난이 계속되자 쿠팡 측은 즉시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일용직 근무자로 지난해 12월 30일 첫 근무 이후 총 6일 근무했다. 주당 근무시간은 최대 29시간이었다"고 항변했다.

쿠팡 측은 "'물류센터에 난방하지 않았다'며 근로조건이 나쁜 것 같이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전국의 모든 물류센터(풀필먼트센터)는 화물 차량의 출입과 상품의 입출고가 개방된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특성 때문에 냉난방 설비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식당, 휴게실, 화장실 등 작업과 관계없는 공간에는 난방시설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동절기 모든 직원에게 핫팩을 제공하고, 외부와 연결된 공간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에게는 방한복 등을 추가로 지급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쿠팡은 "고인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족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고인의 죽음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