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해달라" 서명운동에 부산시민 11만명이 동참했다

지난달 28일 부산지방법원 앞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부산시 주민투표 추진위원회 기자회견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부산에서 미군이 세균 실험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뒤 부산 시민들이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14일 100여 개의 시민단체와 정당 등이 참여한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 주민투표 추진 위원회'(이하 추진위)는 부산항 미군 8부두 앞에서 중간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서명운동을 시작해 3개월 만에 10만 7,053명의 부산 시민이 투표 요구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부산시 유권자 수의 20분의 1인 15만 명의 서명이 필요하다. 


2019년 부산항8부두내 주한미해군해상수송사령부 시료분석실(SAF)에서 열린 생화학 실험 의혹 해소를 위한 현장 설명회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추진위는 오는 27일까지 15만 명의 서명을 받을 계획이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활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온라인 서명을 병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질병관리청이 이재정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2017년~2019년까지 매년 3차례에 걸쳐 부산항 8부두, 군산, 오산, 평택 미군기지에 세균 무기 실험 샘플을 반입했다. 


부산항 8부두 미군 세균실험실의 경우 2017년에 10병, 2018년에 26병, 2019년에 56병의 세균무기 실험 샘플을 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한미군이 진행하고 있는 '주피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북한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생화학 무기에 대응하고, 주한미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미군기지 탄저균 실험실 폐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 뉴스1


추진위는 매년 샘플 수량이 확대된 것에 대해 미군의 세균무기 실험이 확대 강화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을 총괄하는 '바텔'이라는 미국 방산업체는 이미 2018년에 그루지야 공화국에서 사고를 일으켜 73명의 사망자를 낸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는 시민의 분노가 더 거세게 타오르기 전에 당장 미군에게 세균실험실을 즉각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관련 인력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