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양부모의 학대를 받다 숨진 정인이가 체내 혈약량의 90%를 소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3일 채널A는 정인이의 부검 재감정에 참여했던 법의학자와 인터뷰를 통해 "사망 당시 정인이 체내 혈액의 95%가 뱃속에 몰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법의학자들은 이번 재감정에서 사망 당일 정인이 복부에 가해진 충격과 그로 인한 출혈양에 주목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정인이의 복부 내 출혈량은 600ml이었다. 정인이의 나이와 몸무게(약 9.5kg)를 고려할 때 전체 혈액의 90%가 넘는 양이다.

재감정에 참여한 법의학자는 매체에 "체중이 9kg이었던 아이의 전체 혈액량은 630ml 정도"라며 "이 가운데 600ml의 피를 흘렸다는 건 치명적 손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응급의학 전문의도 정인이의 몸상태는 과다 출혈로 인한 쇼크의 기준을 한참 넘어선다고 말했다.

김호중 순천향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혈액량의 10%만 넘어서도 쇼크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30% 전후면 사망할 수 있다. 정인이 경우 치명적인 소실량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법의학자는 또 정인이에게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학대가 지속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인이의 몸에서 손상된 시점이 각각 다른 조직들과 함께 손상을 입은 뒤 회복하려는 조직도 다수 발견되면서다.

법의학자는 장기와 조직의 손상 정도를 볼 때 16개월 된 아기 정인이는 성인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느꼈을 것이라고도 했다

법의학자의 소견대로 이날 정인이 양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학대치사죄에서 살인죄로 변경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13일 정인이 양모에 대한 1차 공판에서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해 달라"는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만 징역 10~16년이다.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사형까지도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 치사죄는 징역 6~10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