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신간] 동물권 에세이 '살리는 일'

사진 제공 = 출판사 무제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밤새 어두운 장막 속에서 조용히 숨쉬는 동물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작가 박소영의 첫 번째 동물권 에세이 '살리는 일'이 출간됐다.


이 책은 그녀가 직접 거리의 고양이와 강아지들을 구조하며 겪은 일과 그에 따른 감정을 또박또박 적어낸 책이다.


발로 뛰면서 직접 맞닥뜨린 장애물들과 사회의 허점들을 언급하며 어두운 골목 끝 막다른 길의 생명들을 변호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녀의 또다른 관심사인 영화와 연극, 소설 등을 통해 동물권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기도 한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에게 존엄이라는 단어가 기울어진 저울은 아닌지, '비인간 동물'이 존엄의 말을 달기엔 너무 가벼운 존재이고, 과분하다고 생각하는지 말이다.


이 책이 품어 안는 존엄의 대상엔 한계가 없다. 길고양이에서 쓸개즙을 채취당하는 곰으로, 화장품 실험대상이 된 토끼에서 소외된 사람들로 이어진다.


동물권에 눈뜨고 나서 자주 괴로워했다는 작가는 그렇게 아파한 만큼 넉넉한 품을 지니게 되었다.


이 책이 '살리는 일'의 의미를 다각도로 보여줄 수 있는 이유다.


이 책은 크게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 캣맘이 있다'에선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며 겪는 일화를, '나는 동물권 옹호자입니다'와 '살리는 예술'에선 고양이를 보살피는 일이 다른 동물을 구조하는 일로, 먹고 입고, 읽고 듣는 일로 확장됨을 보여준다.


'여름날의 개들'과 '다시, 동물권'에선 주유소에 방치된 개를 돌본 이야기에서 시작해 '미디어의 동물 착취', '동물의 위계'를 날카롭게 드러내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