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양모의 끔찍한 학대에 숨진 정인이가 온몸에 골절상을 입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보면 정인이는 지난해 6월부터 5개월간 최소 8차례 폭행을 당했다. 골절된 부위만 6곳에 달했고, 복부엔 600㎖가량의 출혈이 발생했다고 한다.

양모는 검찰에 "뼈가 부러질 만큼 때린 적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모두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6일 채널A는 검찰이 정인이의 양부모를 재판에 넘기면서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을 입수해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인이의 양모 정모씨에겐 상습 아동학대, 아동학대치사,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등 4개 혐의가 적용됐다.

공소장엔 구체적인 정씨의 학대 내용도 적시됐는데, 모두 자택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초에는 생후 11개월인 정인이의 왼쪽 어깨를 때려 뼈가 부러졌고, 같은 달 17일엔 깁스를 한 어깨를 강하게 밀어 머리가 강하게 바닥에 부딪혔다.

같은 달 오른쪽 허벅지와 옆구리를 때려 허벅지뼈와 갈비뼈도 부러뜨렸다. 정인이에 대한 신고가 이뤄진 9월부터는 학대 강도가 더 세졌다.

4차부터 7차까지의 폭행에서는 뒷머리와 팔뼈, 왼쪽과 오른쪽 갈비뼈도 골절됐다. 특히 폭행은 옷을 벗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 등과 배에 집중됐다.

만신창이가 된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폭행으로 췌장이 절단돼 결국 숨졌다. 이날 정인이가 폭행을 당한 이유는 밥을 먹지 않아서였다.

공소장엔 양부의 아동학대 혐의도 적시됐다. 양부는 지난해 4월 정인이가 우는데도 정인이의 팔을 꽉 잡고 강제로 손뼉을 강하고 빠르게 치게 하는 등 아동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또 아내가 정인이를 집에 방치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고, 아내와 함께 공동으로 정인이를 차 안에 방치하기도 했다.

양부모를 기소한 검찰은 지난달 법의학자 3명에게 정인이의 사인을 재감정해달라는 의뢰를 했다. 재감정 결과에 따라 양모에게 적용했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살인 혐의로 바꿀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