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진로 상담을 빌미로 자신이 가르치던 미성년 제자를 집으로 유인한 뒤 성폭행한 태권도부 감독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감독은 제자의 휴대폰을 일부러 가져가 여고생이 집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제자는 꼼짝없이 그에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파렴치한 사건의 전말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A양의 진로 지도를 맡은 그 감독은 A양에게 "진로 고민에 대해 상담해주겠다"며 같이 자신의 집에 가자고 제안했다.

소름 돋는 점은 이때 그가 A양을 자신의 집으로 순순히 유인하고자 그의 휴대폰을 가지고 귀가했다는 것이다.

휴대폰은 10대 여고생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물건이란 점을 알고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을 가져와야 했기에 A양은 그의 집으로 갔고 이후 진로 상담을 하다 같이 술을 마시게 됐다.

밤이 늦어 A양이 집에 가려고 하자 감독은 "어머니에게 연락해뒀으니 자고 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그의 파렴치한 거짓말이었다.

그의 거짓말에 속은 A양은 곧 잠이 들었고 그 틈을 노려 감독은 여학생을 성폭행했다.

당시 그 감독은 해당 고등학교 운동부 감독 부재로 감독 대행업무를 수행하면서 운동부 학생들의 선수훈련 전반에 관한 사항과 대학진학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였다.

A양은 그가 학교 코치로 근무할 때부터 지도를 받아 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잠을 자던 중 감독이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에 놀랐으나 무서워 거부하지 못하고 자는 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유랑)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감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성년자인 피해자를 자신의 주거지로 데려가 위력으로 피해자를 간음한 것으로 그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 당한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굴욕감 내지 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 및 피해자 부모 명의의 처벌불원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