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여성변호사회가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일 여변은 정인이 사건에서 가해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여변은 피해 아동은 가해자들에게 입양된 후 약 9개월간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왔다"며 "사망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집 교사와 의사 등이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를 했지만 서울 양천경찰서는 세 건 모두 내사 종결하거나 혐의없음으로 기소 의견 송치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후 16개월인 피해 아동이 긴 시간 동안 고통을 참아내다 장기 파열 등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은 철저히 무력했다"고 했다.

언론에 보도된 정인이의 피해 상태와 증거 자료만 보더라도 가해 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도 내놨다.

여변은 "이번 사건 가해 부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 것을 적극 검토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양어머니는 아동 학대 치사 등의 혐의, 양아버지는 방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보도됐다"며 "증거자료만 봐도 살인죄 적용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아울러 학대 피해 아동의 신속한 보호를 위해 아동 학대 전담 공무원 확충과 전문성 강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산 지원, 아동 학대 범죄 신고 접수 시 경찰과 전담 공무원의 적극 협조와 수사 등을 요구했다.

검찰은 현재 정인이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한 데 따른 비난 여론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이를 위해 지난달 전문 부검의에게 이 사건 재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만 징역 10~16년이다.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사형까지도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 치사죄는 징역 6~10년 정도다.

정인이는 생후 16개월이던 지난해 10월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정인이의 사인을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라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