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파열돼 생후 16개월 입양 271일 만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
아이의 몸을 체크한 의료진이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은 '췌장'이 파열돼 있었다는 점이었다. 다른 부위 상태도 물론 충격적이었지만, 췌장이 파열되려면 어느 정도 충격이 가해져야 하는지 아는 의료진은 췌장 파열 사실을 알고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췌장 파열' 증상이 나타나려면 어떤 충격을 받아야 하는지 직접 실험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그알에 출연한 외상의학 전문의는 "췌장 절단 손상은 무조건 AIS 3점 이상의 점수를 매긴다"라고 말했다. AIS는 외상 중증도 국제 표준 지수인 약식손상척도를 말하며, 3점은 '개복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장기 파열'을 말한다.
3세 아동 기준으로 AIS 3점 정도의 외상이 생기려면 복부에 물리력 3800~4200N 만큼의 충격이 가해져야 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강도가 세다고 보면 된다.
성인 남자 태권도 선수가 발차기를 했을 때 나오는 수치가 2713N, 73kg 성인 남성 복싱선수가 펀치를 날릴 때 나오는 충격이 3700N이다.
서울과학기술대 메카트로닉스 공학부 윤영한 교수는 "벽에 서 있거나 바닥에 누워 있어 뒤로 도저히 더 이상 밀릴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받게 되는 충격은 더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바탕으로 그알은 정인이가 어떤 충격을 받았을지를 가정해 보여줬다.
학대한 양모의 체격과 비슷한 여성이 등장했다. 먼저 대상을 바닥에 고정해 발로 밟으니 1778N이 나왔다. 의자에 앉아 발로 밟으니 1927N이 나왔다. 소파에서 뛰어내렸을 때는 3246N이 나왔다.
그리고 한 번 더, 보다 더 세게 점프해 뛰니 3869N 즉 췌장 파열이 가능한 물리력 수치가 나왔다.
윤 교수는 "뒷벽이라든지, 방바닥이라든지 이런 데서 장기와 척추가 접촉하게 되는 상황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즉 3살 아이를 벽에 세워 놓거나 눕혀 놓은 상태에서 복부에 충격을 가해야 췌장 파열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실제로 양모가 정인이에게 이러한 충격을 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인이가 어떠한 물리적 타격을 받았는지 보여주는 실험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