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강의 평가에 교수 비판한 학생 색출해 '고소하겠다' 협박한 인하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강의평가를 통해 교수를 비판한 학생을 색출·고소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학과는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올려 잘못을 시인했다. 


1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인하대학교 강의평가란에 박 모 교수에 대한 평가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박 모 교수의 강의 시간 엄수 여부와 강의 태도, 토론 자세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글에 욕설은 담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건축학개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역도요정 김복주'


이글이 학생들의 공감을 얻자 해당 학과는 이날(28일) 글쓴이를 고소하겠다며 학생들을 협박했다.


학과 공식 홈페이지에는 "학교 교수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이 인터넷 게시판에서 발견됐다"라며 "삭제 후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경고 글은 학과 학생 전체에게 메시지로 전송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과 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항의를 시작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학과는 이틀 뒤인 30일 학과장 명의의 공고문을 올려 사태를 진압했다.


최초 올라온 공고문 /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홈페이지


추후 다시 올라온 사과문 / 인하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홈페이지


학과장은 공고문을 통해 "회의 결과 이 사건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소통의 부재였다"라며 "소통의 부재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과 내부에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더욱 주의를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고문이 올라오고난 뒤 고소 협박 공지글은 삭제됐다.


하지만 학과생들의 불평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가 사과 요구에도 이를 거부하고 '사과문'이 아닌 '공고문'을 게시한 것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해당 학과는 1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사과하겠다는 뜻이었다. 


학회장은 "법적조치라는 표현으로 인해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꼈으리라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고 너그러이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한다"라며 "우리 학생들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