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최근 '성관계 몰래 녹음 처벌법' 개정안에 대해 찬반 논란이 뜨겁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수사기관이나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되는 형법상의 범죄를 말한다.

지난 10월 법조계에 따르면 만취한 여성과 호텔을 간 뒤 여성의 취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은 40대 남성 A씨가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지난 2018년 5월 20일 5시 48분부터 51분까지 3분가량 휴대폰으로 호텔에 같이 간 여성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전체 촬영한 동영상은 38분 40초로 이중 대부분은 화면이 안 나오는 상태로 녹음만 됐다.

다만 여성이 술에 취해 팬티만 입은 채 호텔 가운을 입거나 엉덩이 일부가 노출된 모습 등이 3분가량 담겼다.

그는 여성의 동의 없이 동영상을 촬영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여성이 만취해 보인 행동들이 웃겨 나중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고자 장난으로 촬영을 했다"며 혹시 오해라도 받을까 봐 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장난으로 촬영했다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객관적인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고 피해자 의사에 반했다면 피고인에게 다른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형법상 책임을 묻는데 문제가 없다"며 "나중에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오해 사지 않으려고 촬영한 것이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 진술 과정에서 보면 피고인도 다른 사람 신체를 마음대로 촬영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피해자 모습을 촬영하지 않고도 충분히 피해자에게 취한 상황을 알려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외에도 감금, 강제추행, 협박죄 등으로 피고인을 고소했으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외에는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라며 "불기소 처분에는 피고인이 촬영한 동영상이 주요한 자료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해당 사건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영상 찍어놔서 이 정도 받은 거다", "영상 없었으면 진짜 어떻게 될 뻔했냐"라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래서 성폭행 무고 증거로 사용할 수단이 필요하다"라며 성관계 몰래 녹음 처벌법 개정안 내용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일부 여성들은 "결국 몸이 노출된 부분을 촬영했으니 벌금을 받는 것이 맞다", "동의 없는 촬영은 불법과 같고 녹음도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최근 한 여성과 성관계를 나눈 후 성폭행범으로 누명을 쓴 한 남성이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 덕분에 누명을 벗고 처벌을 피한 바 있다.

한편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에는 성관계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나 소형녹음기로 녹음하거나 유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녹음된 음성파일 등은 불법영상물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리벤지 포르노의 용도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성폭력범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