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3주 뒤 '고향' 간다고 좋아하던 캄보디아 여성, 한파주의보 다음날 홀로 숨진 채 발견

YouTube 'MBC NEWS'


[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4년간 말도 안 통하는 낯선 한국 땅에서 일해온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가 비닐하우스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20일 뒤 고국 캄보디아로 돌아가기로 돼있었지만, 그는 추위 속에서 홀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3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의 한 채소농장에서 근무하던 31살 속헹씨가 20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속헹씨는 지난 2016년부터 해당 농장에서 근무했으며 평소 별다른 지병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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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헹씨를 포함해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5명은 농장 근처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삼아 생활했다.


이 숙소는 건축대장에도 등록돼 있지 않은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진 가건물로 찬 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는 구조였다.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아 사람이 살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속헹 씨 사망 당일 포천의 온도는 영하 18도,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었다. 다른 노동자는 추위를 피해 다른 곳으로 피신간 상태였지만 속헹씨는 주말 내내 홀로 숙소에 머물렀다.


그러다 결국 참변을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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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헹씨는 내년 2월로 취업 비자가 완료돼 오는 1월 10일 고국 캄보디아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숙소에서는 캄보디아 프롬펜행 항공권 예약증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시 포천이주노동자센터 김달성 목사는 열악한 주거 환경 때문에 속헹씨가 숨졌을 거라는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부검 결과 사인은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으로 나타났다.


또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볼 수 있는 검사 결과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신이 발견됐을 때에도 흔히 저체온증으로 숨진 시체에서 나타나는 '선홍빛' 시반 역시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숙소 문제는 속헹씨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이주노동자들은 한 달에 수십만원씩 숙식비를 내고 살고 있지만 현실은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는 게 대다수로 알려졌다.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숙소를 제공해야 하지만 정상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지원단체들은 숙소들이 대부분 매우 열악하다며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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