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대대장님 제발..."
육군5공병여단 소속 한 대대장이 최근 보여준 행동이 '눈치 논란(?)'을 부르고 있다.
병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자 영하 17도에 위병소 근무에 직접 투입한 건데, "나도 해봐서 아는데"를 시전하기 위한 거 아니냐는 우스개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국방부 공식 유튜브 채널 '국방TV'에는 병사들과 함께 위병소 근무를 서게 된 육군5공병여단 소속 대대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영상에는 돌풍대대 대대장 임지완 중령이 나와 자신의 부대에서 시행 중인 '역지사지' 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해당 부대에서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역지사지 운동은 말 그대로 간부들이 병사의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한동안 병사들의 일과를 대신 생활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이 시행되는 날에는 평소 병사들만 투입되는 위병소, 탄약고 근무, 취사작전에 간부들이 투입된다.
물론 대대장도 예외는 아니다. 대대장 임 중령 역시 이날 위병소 초병 근무를 수행했다.
병사들의 고충을 간부들도 이해하자는 취지 자체가 좋았기에 국방TV가 해당 부대의 사례를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상을 접한 타 부대 군인, 예비역 누리꾼들은 일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취지는 좋다는 데 공감하지만, 결국 부대원들의 현실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딱 하루 서는 것으로는 병사들이 느낄 고충을 모두 느낄 수 없다는 게 주된 반응이었다.
병사들은 '근무 자체'를 힘들어하지만 근무와 다른 일과, 작업이 병행되는 상황 때문에 힘든 게 크고 같이 들어가는 선임·후임과 케미가 맞지 않을 때 느끼는 심적 스트레스가 더 큰데 하루 임무를 수행한다고 그걸 다 알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일주일을 근무하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진상도 '하루 근무'로는 만나지 않을 확률이 크다는 점도 누리꾼들에게 지적 대상이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병사들이 힘들다고 하면 결국 나중에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시전하려는 거 아니냐"라며 "사실 눈치 없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다만, 긍정적인 반응도 분명 있었다. 한 누리꾼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게 어려운 건데 시도 자체가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해당 운동의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