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이 하얀 쓰레기들이 또 내려오다니.."
현역 군인으로 복무 중인 A씨는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군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육군 병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군대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아침 초번 근무를 서게 된 그는 이날 혹독한 강원도의 겨울 추위를 두 시간이나 버텨야만 했다.
그런데 추위보다 그를 더욱더 힘들게 하는 게 있었다. 그가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위병소에 하얗게 내리기 시작한 눈이 바로 그것이다.
여자친구도 없는 솔로인데다 코로나로 휴가까지 못 나가게 된 그는 쏟아지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이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을 재구성한 글이다. 눈이 내리는 광경을 보며 슬퍼했다는 그의 사연은 많은 군인과 예비역의 공감을 자아냈다.
실제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이브인 오늘(24일), 아침부터 경기도와 강원영서, 충청북부내륙 등 전국 곳곳에서 하얀 눈이 내렸다.
앞서 이달 초 기상청에서 예보한 내용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아 대부분 금방 녹아 사라졌지만 시민들은 이브에 눈이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느낌이 난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군인들의 심정은 달랐다. A씨와 같은 현역 군인들은 "같이 눈 볼 사람도 없다", "어차피 휴가도 못 나간다", "최전방은 조금 쌓여서 치우러 나가야 한다"라는 등의 하소연을 털어놓았다.
눈이 내리는 것만 보면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 떠나간 전 여자친구가 생각나 화가 난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한 군인은 "눈이 오든 안 오든 크리스마스가 왔다는 건 내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니 그날만을 기다리기로 했다"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