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휴가 못 나가 서러운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까지 내리자 피눈물 흘리는 군인들

지난해 겨울 제설작전 당시 / Youtube '대한민국공군'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이 하얀 쓰레기들이 또 내려오다니.."


현역 군인으로 복무 중인 A씨는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군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육군 병장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군대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아침 초번 근무를 서게 된 그는 이날 혹독한 강원도의 겨울 추위를 두 시간이나 버텨야만 했다.


그런데 추위보다 그를 더욱더 힘들게 하는 게 있었다. 그가 근무를 시작하자마자 위병소에 하얗게 내리기 시작한 눈이 바로 그것이다.


사진=인사이트


지난해 겨울 제설작전 당시 / 뉴스1


여자친구도 없는 솔로인데다 코로나로 휴가까지 못 나가게 된 그는 쏟아지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이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을 재구성한 글이다. 눈이 내리는 광경을 보며 슬퍼했다는 그의 사연은 많은 군인과 예비역의 공감을 자아냈다.


실제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이브인 오늘(24일), 아침부터 경기도와 강원영서, 충청북부내륙 등 전국 곳곳에서 하얀 눈이 내렸다.


앞서 이달 초 기상청에서 예보한 내용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아 대부분 금방 녹아 사라졌지만 시민들은 이브에 눈이 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느낌이 난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군인들의 심정은 달랐다. A씨와 같은 현역 군인들은 "같이 눈 볼 사람도 없다", "어차피 휴가도 못 나간다", "최전방은 조금 쌓여서 치우러 나가야 한다"라는 등의 하소연을 털어놓았다.


눈이 내리는 것만 보면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 떠나간 전 여자친구가 생각나 화가 난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면 한 군인은 "눈이 오든 안 오든 크리스마스가 왔다는 건 내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니 그날만을 기다리기로 했다"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