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백신을 뒤늦게 확보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백신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 7월쯤 국내 확진자가 적었고, 내년 말쯤에는 한국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정 총리는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백신 전쟁에서 왜 실기했는지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정부 내에 백신 태스크포스(TF)를 올 7월에 만들었는데, 그 TF가 가동될 때는 (하루) 확진자 숫자가 100명 정도였다"며 "그래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안 했다"고 했다.
정 총리는 또 "당시에는 전문가들도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걸 봐 가면서 우리는 (나중에) 쓰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태스크포스가 꾸려진 7월도 이미 늦은 것이었다. 미국 백악관은 이미 지난 5월 중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확보를 책임지는 컨트롤 타워 '초고속 작전'이라는 팀을 출범시켰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지난 8월 초 이미 미국·영국·일본 등이 계약을 체결한 백신이 13억회분이었다.
이 시기 한국이 확보한 백신은 0개였고, 지금까지도 선구매 계약이 완료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뿐이다.
정 총리는 또 국내 제약사가 백신을 조기에 개발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백신 국가주의라는 게 있다"며 "대한민국이 다국적 기업보다 조금 뒤지지만, 우리 스스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나라"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백신이 내년 연말쯤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그때까지 필요한 양의 백신을 제때 구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었다"고 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내년 1분기쯤 도입해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빠르면 2월, 늦어도 3월"이라며 예상되는 접종 시기를 제시했다.
정부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백신 4400만명분 가운데 1000만명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고, 나머지는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1000만명분, 얀센 400만명분이다.
다만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은 아직 계약을 끝내지 못해 1분기에 접종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