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불과 1년 전, 각종 음란 영상과 성(性) 착취물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유포한 '텔레그램(N번방) 사건'은 전국에 충격을 안겼다.
'갓갓'을 비롯한 주모자들은 성을 마치 가벼운 '놀이'처럼 여기며 이런 문화를 온라인에 퍼뜨렸다.
그런데 이 같은 성적 일탈 문화는 N번방이 원조가 아니었다. 그 대표격은 바로 현재는 폐쇄된 '소라넷'이다.
소라넷은 1999년 5월 개설됐다. 초기에는 이른바 '야설'(야한 소설)이 올라오는 사이트였지만, 2003년 방문자 수가 점차 늘며 회원 가입 방식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탈바꿈했다.
이때부터 소라넷은 성적 일탈 행위를 주도하는 국내 대표 음란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성 착취 노예를 구하거나 스와핑, 몰카 관련 글이 연일 올라왔다.
자신을 과거 소라넷에서 5년 넘게 활동한 이른바 '초대남'이었다고 밝힌 A씨는 자신이 겪은 가장 충격적인 경험을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백했다.
그는 부부가 서로 잠자리 파트너를 바꾸는 '스와핑' 이상의 수위를 실제로 경험했다 한다.
A씨는 "어느 날 연상녀가 만남을 요청해 잠자리를 가졌는데, 알고 보니 그 여성은 유부녀였다"라며 "여성의 남편은 잠자리마다 따라와 모텔 구석에서 구경을 했다"라고 충격 고백을 했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성관계 하는 것을 남편이 관전하는 걸 넘어 오히려 부추겼다는 점이 충격을 안긴다.
게다가 이런 일탈을 버젓이 '익명'에 기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백한 점도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비난받아 마땅한 일탈을 자랑스레 떠벌리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만약 여성이 진짜로 원한 게 아니었다면 '성 착취' 가해자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소라넷에서 이 같은 사건은 보기 드문 일이 아니었다.
당시 소라넷에는 '아내를 경매합니다', '아내 체인지 하실 분' 등 아예 서로의 아내를 잠자리 파트너로 구하는 글이 연일 올라왔었다.
성적 일탈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당시에도 큰 사회적 지탄을 받았지만, 이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따로 없었기에 한동안 이런 성적 일탈 문화는 소라넷 등의 사이트에서 성행했다.
하지만 소라넷은 2016년 경찰이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 경찰들과 공조해 서버 추적에 나서며 꼬리를 밟혔다.
결국 운영진은 2016년 6월 트위터에 ‘공식 폐쇄’를 선언하며 17년간 이어온 소라넷 운영에 종지부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