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1월 첫 확진자 발생 후 '코로나 1년'이 가져온 정은경 질병청장의 변화

1월 20일 정은경 청장 브리핑 당시 모습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답답한 일상을 보낸 지 1년이 돼가고 있다. 


의료진들이 방역의 최전선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최근 어깨뼈 골절로 깁스까지 착용한 채 회의장에 등장한 정 청장의 모습은 올해 초 모습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수척해졌다. 


앞서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을 때 정 청장의 모습은 깔끔한 단발머리에 단정한 차림이었다. 



신천지 관련 집단 감염 이후의 정은경 청장 / 뉴스1


하지만 코로나19는 그의 모습을 변하게 했다. 2월 중순까지 누적 확진자 수 30명을 기록하던 국내 코로나19 추이는 2월 18일 31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급변했다. 


이를 시작으로 대구 경북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방역 당국 또한 바삐 움직여야 했다. 


정 청장은 이때 머리를 짧게 잘랐다. 머리 감을 시간도 아끼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로부터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일했던 정 청장의 하루 수면 시간도 1시간이 조금 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피로가 누적되면서 머리에는 흰머리가 자리 잡았다. 



7월경 정 청장의 흰머리 / 뉴스1


정 청장의 이러한 노력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을 때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정 청장을 코로나19 사태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전 세계가 정 청장이 컨트롤 타워로 있는 대한민국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정 청장은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밤잠을 줄여가며 논문 작성에 매진했다. 


3월 발생한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당시 역학조사와 방역 과정 등을 정리한 정 청장의 논문은 고밀도 작업 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 얼마나 위험한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했다.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 받은 후 / 뉴스1


5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정 청장이 초대 청장으로 임명됐다. 


청장이 된 그녀는 여전히 긴급한 코로나19 상황 속에 제대로 된 식사를 마다하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챙겼다. 


지난 9월 타임(TIME)지는 쉴 틈 없이 달려온 정 청장을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당시 청와대는 "K방역이 곧 전 세계가 본받아야 할 글로벌 모범이라고 국제사회가 인정했음을 다시 확인시켜줬다는 의미"라며 청 청장의 공로를 높게 샀다. 



정 청장의 최근 모습 / 뉴스1


꺼질 것만 같았던 코로나19가 최근 들어 다시 급속하게 번지기 시작했다. 1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950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치다. 


이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정 청장은 최근 어깨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깁스를 하고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감동을 샀다. 


검은 머리에는 온통 새하얀 서리가 내렸고 얼굴 또한 대단히 수척해진 모습이다. 


국민들은 이러한 정 청장을 향해 언제나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청장의 최근 모습 / 뉴스1


지금은 지난 2월 신천지 관련 집단 감염 사태 때보다 심각한 위기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


그 동안 정 청장이 보여준 헌신과 노력, 의료진들의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 이 위기 또한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을 줬다는 것이다. 


그들의 노력을 믿고 개개인 모두가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킨다면 내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시원한 바람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