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018년,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등 서화 304점을 국립 중앙 박물관에 기증했던 손창근(91) 선생.
올해에는 소장하고 있던 '국보' 세한도까지 기증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손 선생을 청와대로 초청했고, 김정숙 여사는 '국보'를 아무 조건 없이 기증한 손 선생에게 직접 만든 곶감과 무릎담요로 화답했다.
지난 9일 오후 2시 청와대는 손 선생과 아들 손성규 연세대 교수 부부를 초청했고, 문 대통령이 직접 마중을 나가 맞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나오는 손 선생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노환으로 몸이 불편한 손 선생은 이날 며느리 고두연씨의 부축을 받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손 선생·아들 부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찍었다. 이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평생 수집한 국보·보물급 문화재를 조건 없이 국민의 품으로 기증한 모습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 선생의 문화재 기부는 부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부친인 고(故) 손세기 선생은 생전 '양사언필 초서'(보물 제1624호) 등 고서화 200점을 기증했었다.
손 선생은 2008년 1억원을 국립중앙박물관회 연구기금으로 기부하고, 산림청에는 시가 약 1천억원 상당의 산림 200만평을 기부했었다. KAIST에는 1억원과 50억원 상당의 건물도 기부했다.
이 같은 업적을 가진 손 선생을 맞은 김정숙 여사는 이날 직접 만든 곶감과 무릎담요를 선물했다.
김 여사는 손 선생에게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한편 세한도는 조선 헌종 때 제주도에 유배 중에 있던 추사 김정희가 그린 그림이다. 국보 제180호로 지정돼 있다.
추사가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보고 "가장 추울 때도 너희들은 우뚝 서 있구나"라면서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그림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