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보이스피싱 성공한 줄 알았던 범인이 피해자에게 받은 '신분증' 속 메시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그놈목소리'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범의 사기 행각을 '칼차단'한 청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청년은 문화상품권을 결제하겠다며 신분증과 신용카드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하는 피싱범의 요구에 직접 간이 신분증을 만들어 그에게 보냈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싱범의 범죄 행위를 한눈에 눈치챈 청년이 그를 역관광한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청년 A씨의 휴대폰에 수상한 내용의 문자가 전송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엄마 나 폰 고장 나서 수리 맡기고 컴퓨터로 문자 보내고 있어", "온라인으로 문화상품권 신청해야 되는데 엄마 명의로 신청하면 안 될까?"


이 같은 문자 내용을 확인한 A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연애 경험이 없는 이른바 '모쏠'이었기에 결혼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여성도 아니었다. 당연히 아들이나 딸도 없었다.


한눈에 '보이스피싱 사기'라는 것을 눈치챈 A씨는 묘수를 떠올렸다. 피싱범의 요구에 어느 정도 순순히 응하되, '한방' 크게 먹여줄 방법을 생각한 것.


A씨는 실제 어머니인 것처럼 연기를 하고 피싱범의 반응을 살폈다.


이내 피싱범은 바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피싱범은 A씨에게 신분증과 카드 앞뒷면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신분증 속 개인정보와 카드 속 카드번호, CVC 번호 등을 알아내려는 수작이었다.


피싱범의 계략을 이미 눈치채고 있던 A씨는 기지를 발휘해 진짜 신분증 대신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가짜 신분증을 보내기로 했다.


한술 더 떠, 피싱범이 '중국인'일 것이라 확신한 그는 '마우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을 가짜 신분증에 그려 넣었다.


그는 신분증에 마우쩌둥 외에도 '천안문 103도 402호', 티베트의 독립을 염원하는 'Free Tibet' 등을 적었다. 그의 생각지도 못한 방법에 피싱범은 더이상 문자를 보내지 않고 달아났다.


결국 보이스피싱을 알아차린 그가 사기범을 오히려 태연하게 속이며 위기에서 탈출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