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여자 기숙사 '남녀 공용'하자는 요청에 "성폭행 위험하다" 반대한 부산대 여학생들

부산대학교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부산대학교 일부 남학생이 여성용 기숙사를 함께 쓸 수 있도록 해달라며 총학생회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학생회는 모든 학부생에게 설문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폭력이 우려된다는 여학생의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여성용 기숙사인 자유관의 공동 사용을 놓고 설문 조사를 했다.


자유관은 학내 유일한 여성용 기숙사다. 2016년까지 30년간 여성용으로 쓰이다가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재건축돼 2018년 2학기 다시 문을 열었다.


웅비관 / 부산대학교


자유관 / 부산대학교


다만 자유관을 바라보는 남학생의 시선은 곱지 않다. 남성용 기숙사인 진리관과 웅비관은 시설도 낡고, 위치도 안 좋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관은 신축인 데다, 교문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일부 남학생은 같은 등록금을 내는데 남학생만 열악한 기숙사를 사용해야 되는 건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여학생의 반발이다. 자유관을 함께 쓰면 성범죄에 취약해진다는 반발이 상당하다. 더구나 자유관에서는 이미 두 차례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한 적 있다.


2018년 12월 학부 재학생이 자유관에 침입해 계단에서 만난 여학생을 입을 틀어막고 성폭행하려 한 사건이 있었다.



웅비관 실내 / 부산대학교


그 후 3개월 뒤 또 다시 자유관 통제 구역에 대학원생이 침입하는 사건이 있었다.


기숙사 관리를 담당하는 대학생활원 역시 "설계·예산 문제로 자유관 남녀 공용사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여학생들은 "남녀 공용 사용이 이루어지면 여학생으로서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불법 촬영 카메라 등에 대한 확인 비용은 다 여학생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총학생회는 설문 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부산대 이예승 부학생회장은 "더 많은 학생의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학교를 설득할 것"이라고 한 매체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