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자식을 위하지 않는 부모는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다만 이런 마음이 너무 지나치면 얘기는 달라진다. 심지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아들의 군 생활까지 부모가 참견하고 부대까지 찾아온다면 더욱 그렇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대까지 찾아온 부모님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는 아들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얼마 전 작성자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군 생활 중인 부대에 찾아왔다.
A씨가 얼마 전 어머니와 통화에서 "군 생활이 너무 힘들다"라고 하소연했던 게 원인이었다.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한걸음에 부대로 달려왔다. 고러고는 마치 '교무실'로 찾아온 학부모처럼 A씨를 담당하는 상관인 중대장, 보급관 등과 면담을 하고 돌아갔다.
어머니가 부대까지 찾아왔다는 소식에 A씨는 창피함을 느꼈다. 앞으로 간부들과 부대원들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부끄러움도 밀려왔고 보복이 두렵기도 했다.
실제로 이처럼 군 생활 중인 자녀가 힘듦을 호소하면 부대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오는 부모가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들이 근무로 인해 힘들다고 하자 직접 소속 부대 간부에게 전화를 해 보직 및 근무 변경을 요청한 부모의 사례가 온라인에 올라와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청춘을 희생하는 아들 걱정을 하는 것은 어쩌면 부모의 당연한 마음이다. 2014년 '윤 일병 사건'과 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해 그 불안감은 더 커졌다.
그래서 누리꾼들은 A씨의 어머니도 부대에서 혼자 힘들어하며 끙끙 앓고 있을 아들 걱정에 참다못해 부대로 달려왔다고 보고 있다.
다만 A씨는 특수한 공간에서 단체생활을 하고 있고, 이에 맞게 특수한 일이 있을 수 있는데 부모가 달려와 참견하면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대에 찾아오는 대신 국방헬프콜 '1303'에 연락을 하거나 국방부에 민원을 넣는 등 조금 더 확실하고 효율적인 구제 방법이 있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