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경희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인 '대나무숲'에 문 대통령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경희대는 문 대통령과 이 지검장의 모교다. 문 대통령은 1972년 경희대 법학과에 입학, 1980년 졸업했다.
지난 27일 경희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에서 글쓴이는 문 대통령과 이 검사장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동문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수치스럽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라고 칼을 쥐어줘놓고서는 그 칼날이 정권, 여당을 향하자 수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옥죄고 아예 직무정지까지 해버리는 것이 정말 올바른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이어 "전국의 고검장과 검사장이 윤석열 총장의 직무정지 처분을 재고해달라는 성명을 냈는데 경희대 동문이자 서울중앙지검장인 이성윤 검사장께서는 성명에 참여하지 않으셨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배님! 선배님께서는 정말 올바른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끄럽다고 말하고 싶다"고 물었다.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모두 선배님께서 임명하신 임명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이 사태를 책임감있게 처리하시어 후배들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비슷한 글은 또 올라왔다. 한 글쓴이는 "당신 같은 선배를 두어 수치스럽다"며 "다른 의견을 포용하라고 말하면서 다른 의견을 의석수와 극성지지자로써 억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모든 건 본인의 무능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이 나라를 나락으로 몰아넣는다"고 했다.
대나무숲은 간단한 재학생 인증만 거치면 누구나 글을 보낼 수 있다. 다만 인증 절차가 간소해 실제로 경희대 동문이 쓴 글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이날 서울대학교 학생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도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하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그는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