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중학교 3학년 딸이 모르는 사람에게 성 피해를 봤다는 아빠의 호소가 누리꾼의 시선을 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SNS 성피해 받은 딸... 일 안 하는 경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4남매의 아빠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달 딸이 모르는 사람에게 SNS 메시지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딸에게 '나 누구게? 너 지켜보고 있다'는 식으로 오다가 점점 심해지더니 '강X해서 임신시켜버릴 거다'는 말과 함께 딸의 사진을 캡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딸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자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딸이 학교 선생님과 먼저 상담을 한 뒤 A씨와 가족에게 알렸고, A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에게 돌아온 답변은 "협조 요청받는데 최소 2~3개월 걸리니 기다리라"는 말뿐이었다.

A씨는 계속 기다리고 있기엔 가해자가 딸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불안하기만 했다. 결국 A씨는 가해자가 보냈던 차량 내비게이션을 토대로 해당 장소에 찾아갔고, 증거를 확보해 경찰에 CCTV 열람 요청을 했다.

경찰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린다고 하자 A씨는 근처 식당 사장님께 양해를 구했고 해당 CCTV를 근처 파출소로 전달했다.

겨우 증거물을 건넸는데 A씨는 또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파출소 측은 담당 형사가 배정되면 경찰서로 이관해주겠다고 했고, 경찰서는 계속 기다리라고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다음 주가 돼서야 겨우 딸과 조사를 받으러 간 A씨는 경찰이 가해자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A씨는 경찰에게 "직접적으로 한 게 없어서 벌금형으로 끝날 거다"는 말을 들었고, 어찌어찌 알게 된 가해자의 본명을 토대로 SNS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수십 명의 추가 피해자들에게 메시지가 왔고, 가해자가 딸이 다니는 중학교를 졸업한 23살의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2년 전 똑같은 사건으로 징역을 살고 나온 지 7개월 정도 됐다는 것도 파악했다.

너무 화가 난 A씨는 다시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전과 기록이나 그 사람에 대해 알아본 게 하나도 없냐"며 따졌고, 경찰은 "가해자가 A씨 지역을 잘 모른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다"며 "수사에 참고하겠다"는 답변을 건네왔다.

A씨는 "지금까지 경찰은 뭐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며 "경찰청 민원 넣으려고 해도 다 회피하고 통화도 어렵더라"고 하소연했다.

누리꾼은 "가해자 꼭 강력한 처벌받길", "뭐가 그렇게 절차가 복잡한지",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A씨는 답답함을 호소하고자 청와대 청원에 글을 올렸고 25일 오후 4시 기준 1,111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