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갓 태어난 아기를 변기에 집어넣어 죽이고 사체를 불로 태우려한 20대 남녀가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9일 대전지법 형사5단독(박준범 판사)은 영아살해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27·여)와 B씨(22·남)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화장실 변기 속에 아이를 출산한 뒤 계속 우는데도 방치해 죽였다.

아이가 숨을 거두자 A씨는 아이 아빠인 B씨에게 전화해 범행을 공모했다. 이후 두 사람은 경기도 가평에 있는 B씨 집 인근에 아이 사체를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숨진 아기를 불로 태우려고까지 했으며 결국 땅을 파 사체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 기소된 이들은 이날 자신들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아기를 살해한 데 이어 불로 태우려고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아직 어리고 전과가 없다"며 A씨에게 징역 5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B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에 A씨 변호인은 "누구보다 괴롭고 아팠던 사람은 A씨일 것"이라며 "가족들 역시 A씨의 힘든 상황을 미리 알고 돌보지 못했다며 자책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B씨 변호인은 "몽골에서 태어나 9살에 한국으로 입국해 한국 문화를 아직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아직 어린 나이이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아기의 사체를 태우려고까지 했다는 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라며 "아기는 변기 속에서 계속 울다 결국 숨졌다. 짐승이 변기에 빠져도 구하고 싶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12월 17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