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샤워실 없는 잠수함 근무 기피하자 '일당 000원' 올려주겠다고 생색내는 정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정부가 잠수함에서 근무하는 장병에게 수당 1천원 인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여건에 잠수함을 떠나는 승조원이 늘자 내린 대책이다. 다만 인상 수준을 놓고 군과 정부의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올해 잠수함을 떠나는 승조원은 벌써 50명이 넘었다.


매년 해군은 잠수함에 근무할 자격을 갖춘 승조원(부사관)을 100여명 배출하는데, 해마다 신규 인력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잠수함을 떠나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최근 10년 동안에도 연 평균 50여명이 잠수함 근무를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많은 해에는 한 해에만 67명이 떠났다고 한다.


모집율 자체로 해마다 떨어지는 실정이다. 지난해 잠수함 근무를 지원한 장교와 부사관은 116명으로, 모집 인원인 176명의 65.9%에 그쳤다.


승조원의 탈(脫) 잠수함 현상은 근무 여건이 매우 열악해서다. 잠수함의 1인당 거주 공간은 3.9㎡(1.1평)으로, 교도소의 독방 5.4㎡(1.6평)보다 좁다.


이마저도 서로 돌아가며 사용해야 한다. 3교대 근무 특성상 항상 누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다. 화장실 좌변기는 2개뿐이며, 샤워는 아예 꿈도 못 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게다가 잠수함에는 한 번 들어가면 3~4주간 외부와 소통이 단절된다. 수심 수십~수백m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야 헤 어떠한 연락도 할 수 없다.


문제는 고달픈 근무에도 일반 수상함과 수당이 똑같다는 것이다. 잠수함 항해수당은 1일에 1만원, 수상함은 9000원이다.


국방부는 잠수함 인력이 더 유출되지 않도록 수당 2만원(1일, 1만원→3만원) 인상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필요한 추가 예산은 연간 총 18억원으로, 2021년 국방예산 총액 약 53조원의 0.0003% 수준에 그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다만 인사혁신처에서는 "다른 공무원, 군 장병과의 형평성도 있어 갑자기 대폭 인상할 수 없다"며 "기존 1만원의 10%에 해당하는 1000원만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수당 1000원을 올리면 잠수함 승조원은 연간 18만원을 더 받게 된다. 연간 18만원을 더 받겠다고 잠수함 업무를 지원할 인력은 많지 않다는 게 국방부 입장이다.


국방부 요구대로 2만원을 인상할 경우 잠수함 승조원은 연간 250만원 정도를 더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