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일진에게 맞을까봐 '렌트카 보험사기' 도왔다"···어느 10대의 처절한 고백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넷플릭스 '인간수업'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일진' 그룹이 또래 10대를 차에 태운 뒤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는 신종 학교폭력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이른바 '마네킹'을 세워 거액의 합의금을 뜯어내는 방법이 생겨난 것.  

'마네킹'이란 차량 안에서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을 뜻한다. 이때 이 마네킹은 부상을 당해 합의금을 받았어도 일진 그룹에게 모두 넘겨줘야 하며 '불법'이 발견될 시 사법처리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18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2월 당시 고등학교 3학년생 A군은 친구들에게서 마네킹 역할을 하라고 강요당했다.


일진의 강요를 차마 거역할 수 없었다. 막무가내로 차에 타라고 하기에 A군은 친구가 몰고 온 차량 뒷좌석에 타야만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그 차량에는 A군처럼 마네킹 역할을 할 친구가 3명 더 있었다. A군 일행을 태운 일진 무리는 한적한 일방통행 도로로 가더니 역주행하는 차량을 기다렸다가 일부러 부딪쳐 사고를 냈다.


여기서 A군의 역할은 말 그대로 마네킹이었다. 가만히 있다가 운전자가 사고를 내면 몸을 다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


이후 손해보험사로부터 A군이 치료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으면 이를 주동자가 갈취해간다. 보험 사기와 학교 폭력이 결합한 악질 범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 큰 문제는 10대 마네킹을 동원한 보험 사기 범죄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가해자는 동급생을 지속적으로 협박해 마네킹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네킹으로 활용되는 피해 학생도 '범죄자'가 된다. 경찰은 단순 가담자인 마네킹을 일진과 공범 관계로 보기 때문에 결국 마네킹은 사법처리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마네킹 범죄'를 단순 10대들의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조직적 범죄'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마네킹을 활용한 10대들의 렌터카 범죄가 전국적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했지만 단속은 적시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피해 학생이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렌터카 업체가 돈벌이를 위해 미성년자의 주민번호를 성인 것으로 허위 기재하고 차량을 빌려주거나, 일부 한방병원이 이들의 꾀병 입원과 처방을 돕고 있어 마네킹 범죄를 부추기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