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한 남성공무원이 여성은 빼고 남성이 숙직을 전담하도록 한 것은 양성평등을 위배하는 차별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그간 몇몇 기관에서 숙직 근무를 남성이 전담하는 것을 두고 양성평등 위배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만큼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공무원 A씨는 인권위에 낸 진정에서 "남성공무원만 숙직을 전담하도록 해 대구시청 본관 당직 근무에는 여성공무원은 7~8개월, 남성공무원은 1.5~2개월 만에 당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남성의 근무주기가 여성의 4~5배에 달하는 등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성별로 인한 근무차별'을 해소하고자 차별행위 시정을 진정한다"는 것이다.

앞서 여러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구시에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숙직 근무를 남성이 전담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수 차례 올라왔다.

이에 남녀가 당연히 부담을 분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 반면, 숙직 업무는 남자가 전담하는 게 맞다라는 반론도 꾸준히 이어졌다.

여자가 숙직을 하면 위험할 수 있고 가사와 육아에도 방해가 된다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시는 여성 공무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인권위 조사와 별도로 내부 여론수렴 등을 거쳐 여성도 숙직 근무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조사에 착수하며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정부 부처 52곳과 광역지방자치단체 17곳 등 69곳 중 63곳(91.3%)이 남자만 숙직을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