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50년전 오늘, 22살 노동자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목숨을 끊었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1970년 11월 13일 오후 1시 반. 한 노동자가 근로기준법 책을 들고 나와 외친 말이다.


50년전 참혹한 노동현실을 개선하라고 외치며 스물두 살 청년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현행법인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당연한 주장을 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다.


YouTube 'EBSCulture (EBS 교양)'


YouTube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태일 열사가 몸담았던 1970년대 햇볕조차 들지 않는 서울 평화시장의 봉제 현장. 노동자들은 허리조차 펴기 힘든 좁고 어두운 다락에서 일했다.


당시에도 일주일에 최대 60시간만 일하며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이 보장돼야 한다는 근로기준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지켜지지 않았다.


하루 15시간 넘게 재봉틀을 돌렸고 기업들은 근로계약서 없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했다.


이에 노동자 전태일은 허물뿐인 근로기준법을 자신의 몸과 함께 불에 태웠다. 당시 그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노동현실을 고발하고 약자를 먼저 생각했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죽음 이후 반세기가 흐른 지금,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가 고통받고 있다.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 노동법 사각지대에 속한 사람은 여전히 많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도 잇따르고 있다. 주 40시간 규정이 명시된 근로기준법은 이들에게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들리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