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간절함이 느껴지는 이 문구는 미국의 한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어린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한 죄책감에 지은 시 '소방관의 기도' 일부다.
이처럼 소방관들은 급박한 화재 현장에서도 언제나 시민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매년 11월 9일은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소방 의식을 높이고자 정한 날이다.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제정된 날이지만 소방관의 노고와 희생을 기억하고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날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화재 진압을 하던 소방관 다수가 20m 규모의 굴뚝에 깔려 한 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고 그보다 더 앞서 지난 여름에는 물에 빠진 피서객을 구하려 산사태 현장에 출동했다가 두 명의 소방관이 순직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방관 순직률은 연평균 4.2명이며 부상자는 100명이다.
상부에 보고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알려져 실제로 그 숫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순직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는 아직 열악하기만 하다.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개인 보호장비 셋 중 하나는 노후장비라는 조사가 쏟아지는데도 그에 걸맞은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오늘, 소방의 날을 맞이했다.
오늘만큼은 시민들만 생각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재난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처우와 안전을 위해 기억하며 잠시 기도를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