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남자친구의 폭행으로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는데도 경찰은 뒤늦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6일 SBS '8뉴스'에는 여자친구를 코뼈가 부러지고 정신을 잃을 만큼 마구 폭행했지만 피해 여성의 신고에도 경찰은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남자친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새벽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남녀 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피해자는 30대 여성 A씨였다. 그와 실랑이를 하던 남성은 갑자기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연달아 때리며 폭행했다. 이 모습은 주차장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남성은 A씨가 쓰러지자 발길질을 시작했다. 있는 힘껏 10여 차례 발로 차고 내려찍기까지 했다.
결국 여성은 기절해버렸고 남성은 정신을 잃은 A씨를 바닥에 질질 끌고 가 차에 태웠다.
폭행한 이는 바로 A씨의 남자친구 정 모 씨였다.
정씨는 A씨의 집 앞 주차장에서 그를 기절할 때까지 얼굴과 목 부분을 집중적으로 폭행했다.
A씨는 이로 인해 눈 주변 뼈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그 일이 있고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 슬프다는 감정, 화난다는 감장, 아프다는 감정, 그런 감정을 느낄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상해,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정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정씨는 조사 과정에서 "A씨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했는데 A씨가 이를 거절해 폭행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A씨에게 문자메시지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계속 연락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21일에는 A씨의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A씨의 아파트 경비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A씨는 "제집과 정씨의 집이 1km도 떨어져 있지 않아 찾아올까 두렵다"라면서 여러 번 경찰에 호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소환 조사에 응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에는 애매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그날 일을 생각하면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렵다). 저는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구속된 상태가 아니니까 너무 무섭고 두렵고 집 밖으로는 잘 나가지도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건 한 달 만인 지난 4일 사안이 중하고 증거인멸과 재범의 우려가 있다면서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