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무명 테니스 선수한테 '10년 계약' 도박을 건 기아자동차의 최후

기아자동차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기아자동차가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34)과 5년 계약을 연장했다.


최근 기아차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나달과 온라인 조인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기아차와 나달은 지난 2004년 이후 21년 연속 같은 길을 걷게 됐다.


나달은 "기아차는 17세 때부터 내 여정에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며 "코트 안팎에서 함께 하게 될 앞으로의 5년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Instagram 'rafaelnadal'


나달은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와 함께 테니스 3대장으로 불리며 명실상부 세계 최강 자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물론 적수가 없는 월클이지만 그에게도 잦은 부상과 기나긴 무명 시절은 있었다.


신인시절, 나달은 랭킹 50위도 채 안 됐던 선수였다. 여기에 발목 골절까지 겹쳐 시즌 아웃을 당한 그는 깊은 좌절에 빠져 살았다.


그런 나달을 알아본 곳이 바로 기아차였다. 당시 기아 글로벌 마케팅 팀 중 한 명은 그의 경기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저 청년은 반드시 월드 스타가 될 것이다"


Instagram 'rafaelnadal'


결국 기아차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달과 10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유명한 스타도 맺기 어려운 대기업의 스폰을 17살짜리 무명의 선수가 맺게 된 것이다.


무명 선수와의 장기 계약은 기업 입장으로서는 도박일 수밖에 없다. 선수가 부진에 빠져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10년 동안 그의 월급을 줘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달은 달랐다.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봐 준 것에 감동한 그는 보답이라도 하듯 18세에 톱10 진입을 하고 19세에 랭킹 2위에 등극했다.


또한 22세가 되자 페더러를 제치고 랭킹 1위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을 차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자신의 성장이 기아차 덕분이라고 생각했는지 나달은 종종 SNS 등에 기아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표현한다. 벤츠 클래스 쉽 경기에서는 우승으로 벤츠를 받았을 때도 "최고의 차인 기아차보다 못하지만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찍이 그의 능력을 알아본 기아차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나달의 일화는 많은 이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한다.


앞으로 5년을 더 함께할 기아차와 나달이 서로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지, 어떤 시너지를 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