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KIA(기아) 타이거즈의 무성의한 팬서비스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한 누리꾼이 공개한 OB 베어스와 에피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4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37년 전 OB 베어스 선수들 인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그는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1983년 경남 창원시 근처에서 OB 베어스 선수단을 만났다. 당시 선수단은 전지훈련을 위해 창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수단을 처음 본 A씨와 동생은 쑥스러워 선뜻 사인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었다. 용기를 내어 쉬고 있는 선수단에 다가가 사인을 겨우 요청했다.
그런데 어린 팬의 요청에 대한 선수단의 반응이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학생이 공부 안 하고 여길 오니?"라고 놀리다 아이가 울먹거리자 재빨리 머리를 쓰다듬으며 "삼촌이 장난친 거야"라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며 정성스럽게 노트에 사인을 해줬다. 박종훈, 김광림, 윤동균, 신경식, 김우열 등 내로라하는 선수가 앞다퉈 노트에 열심히 사인을 해줬다고 한다.
특히 윤동균은 "왜 내 사인은 안 받느냐"며 공책을 뺏어 강제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아무도 짜증을 안 내고 웃으면서 사인을 해주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당시 나도 나중에 커서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져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만약에 그때 OB 삼촌들한테 '저리 가라 이XX야'라는 말을 들었으면 아마 그 트라우마가 평생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KBO 선수들,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 당신들에게는 귀찮은 존재일 어린 팬들은 평생 기억한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의 미흡한 팬서비스가 논란이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31일에도 기아는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팬서비스를 지적받았다.
선수들은 장내 아나운서가 “팬 여러분들 향해 손을 흔들어 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