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에 가장 먼저 달려온 재계 인물은 한화 김승연 회장이었다.
이 회장을 조문한 김 회장은 "회장님을 친형님으로 모셨다"라며 "오늘은 가장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다른 바쁜 일이 있었을 텐데도 열일 제쳐두고 온 김 회장은 이전부터 '의리왕'으로 유명했다.
선친 김종희 회장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김 회장은 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의리를 칼같이 중시했다.
때로는 불 같은 성격이 폭발한 나머지 어긋난 자식 사랑을 보여준 때도 있기는 했지만, 그의 의리는 화끈하고 결단력 있는 덕분에 늘 반응이 좋았다.
오늘은 이처럼 김 회장의 뜨거운 의리가 느껴진 다양한 사례들을 모아봤다.
1. 한화이글스 투수 치료비 지원
평소 야구와 골프 등 스포츠를 사랑하는 김 회장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한화이글스 구단에 대한 사랑이 늘 넘쳤다.
2003년 6월 30일에는 전 한화 이글스의 투수였던 진정필 선수가 백혈병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등지자 그 동안 누적됐던 치료비와 장례비까지 모두 지원하기도 했다.
그의 스포츠 사랑과 의리를 한 번에 엿볼 수 있는 사례다.
무엇보다 꼴찌에 꼴찌를 거듭하는 한화 이글스를 포기하지 않고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팔면 팔릴 구단"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늘 한결 같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걸 보면 '부처'가 틀림 없다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온다.
2. 천안함 피해자 지원
김 회장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후 1년 지난 2011년 3월 20일 천안함 승조원 유가족을 한화그룹 계열사에 우선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46명의 천안함 희생자 중 36명의 유족이 희망했으며, 이중 2010년도에 취업을 희망한 가족 5명 전원이 입사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정말 개념 꽉찬 행보인데, 한화 이글스 경기에 천안함 유가족을 초청하여 시구, 시타 행사도 진행하는 등 김 회장은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3. 야구 레전드 최동원 치료비 지원
또한 2011년 9월 14일,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으로 있던 한국 야구의 레전드 투수 최동원이 지병으로 별세하자 그의 장례식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고인 별세 전에는 이미 치료비도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 모습은 고인의 친정팀이던 롯데의 행태와 비교가 되며 야구 팬들과 여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팀이 199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당시에는 전 직원들에게 수십만원씩 특별 포상금을 준 바 있다. 그것도 정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직, 미화직 등 한화그룹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줬다.
4. 한화건설 직원들을 위한 광어회 공수
김 회장의 통 큰 배포와 결단력을 엿볼 수 있는 레전드 사건은 2014년 있었다.
그는 2014년 한화건설의 이라크 공사현장을 방문하면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떠 가지고 비행기로 실어갔다고 한다.
사막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가장 먹고 싶은 게 뭐냐고 하니 사막이라 회를 먹고 싶어한다는 말에 "그럼 여기서 떠 가지고 가지"라며 쿨하게 지시했다는 풍문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