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투병 끝에 별세한 당일(25일).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착잡했을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회장은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직접 아들딸을 데리고 현대의 대표 SUV 차량 펠리세이드 운전대를 잡고 빈소를 방문한 것. 운전을 하는 비서나 수행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보기 드문 재벌 총수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이 부회장이 타고 온 차종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이후 전해진 놀라운 소식에 따르면 이 펠리세이드 차량은 신차가 아닌 '중고차'였다.
27일 조선일보는 이재용 부회장이 몰고 온 차량은 중고차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이 부회장이 몰고 온 2019년식 팰리세이드 차량은 지난해 5월 최초 등록됐다. 이후 지난해 10월 30일과 11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소유자가 변경됐다.
지난해 가을에는 해당 차량이 중고차 쇼핑몰에 매물로 올라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시 주행거리는 8444km. 현재 이 차량이 이 부회장 소유라면 지난해 11월 팰리세이드 중고차를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재계 1위 총수가 중고차 시장을 이용하는 건 얼핏 어울리지 않는 일 같지만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부회장이 업무용으로 타던 쌍용자동차 체어맨이 중고 시장에서 매매된 적이 있다. 지난 4월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사이트인 SK엔카닷컴에는 2015년식 '쌍용차 뉴체어맨 W V8 5000 보우 에디션'이 4300만원에 올라와 금세 팔렸다.
당시 이 부회장이 차량을 바꾼 시기와 매물이 나온 시기가 같고, 차량 연식, 차종, 언론 보도·영상 속 이 부회장의 차량 번호가 매물과 일치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부회장이 팰리세이드를 중고차 쇼핑몰에서 구입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팰리세이드는 지금 주문을 해도 5~6개월 정도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기다리기 어려운 경우 중고차로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