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축하해준다 vs 말린다" 부모님 결혼식 참석한다면 어떻게 할거냐 질문에 달린 댓글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W'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세상에 타임머신은 없지만,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당신이 N년 전, 어머니·아버지의 결혼식장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두 사람에게 이 한 마디를 할 수 있다.


"(웃으며) 결혼 정말 축하해요, 행복하세요" vs "이 결혼 다시 생각하세요, 후회할 겁니다"


당신은 이 두 마디 중 무얼 말하겠는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간단한 질문에 무려 2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4분의 3 정도가 후자를 택했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결혼을 축하해 줄 거라는 생각과 달리 결혼을 '반대'하는 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배 이상이었다.


많은 자녀들이 "엄마, 행복하려면 결혼하지마", "엄마 도망가 제발", "나 낳지 말고 살아", "엄마도 행복해야지", "미래의 내가 사라진다고 해도 후자", "엄마 다른 사람 만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엄마'


후자를 택한 이들 대부분이 엄마를 불쌍하게 여겼다. 엄마가 결혼 때문에 불행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설령 자신이 '없던 사람'처럼 사라진다고 해도 엄마의 행복을 위해 결혼을 반대한다는 이도 있을 정도였다.


누리꾼들은 이렇게 서로 각자 댓글을 달면서도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놀라워했다. 이렇게까지 자신의 삶을, 가정의 삶을 불행하다고 여기는 이가 많을 줄 몰랐던 것이다.


한 누리꾼은 "부모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건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뜻인데, 현재 자신의 삶을 불행하다고 여기는 이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고백부부'


실제 우리 사회에서 자신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여기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19~29세 청년 중 76.9%가 "내 삶은 매우 불행하거나 조금 불행하다"라고 답했다.


댓글과 비슷한 비율(4분의 3)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쌈, 마이웨이'


전문가들은 학업·취업 스트레스 영향도 크지만 가정 내 어머니·아버지의 불화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 분석한다. IMF 금융위기·카드대란·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등으로 인한 불화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가 이혼하는 것을 말하는 '황혼 이혼'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 연속 증가세였다. 2011년 황혼 이혼은 2만 8,261건이었는데 2019년에는 3만 8,446건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