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큰애한테는 차마 말 못했어요"…사라진 동생 찾는 '라면 형제' 형 걱정하는 유족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보호자가 집을 비운 사이 난 불에 동생을 잃은 '라면 형제' 형이 아직 동생의 부고를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이 느낄 상실감을 고려해 유족이 동생의 부고를 감췄기 때문이다.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형은 현재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22일 라면 형제의 외할아버지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형한테는 아직 얘기 못했다. 동생 어디 갔냐고 찾을 텐데"라고 말했다.


외할아버지는 "작은 손자는 태어날 때부터 작게 태어나 더욱 애지중지 키웠던 아이인데 너무 애처롭고 안타깝게 갔다"며 "큰 손자가 충격을 받을까봐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천미추홀소방서


실제로 형은 동생을 끔찍이 아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에도 동생의 안위만 걱정했던 형은 책상 아래에 동생을 밀어넣고, 이불로 주변을 감쌌다.


그의 정성 덕분에 동생은 다리에 1도 화상을 입는 데 그쳤다. 반면 형은 상반신에 3도 중화상을 입는 등 전신의 40%에 화상을 입었다.


다만 동생은 이 과정에서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21일 오후 3시 45분 결국 숨졌다.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에 전국에서는 20억원 넘는 성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가 치료를 받은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에는 19억여원, 형제에 대한 지정 기부를 받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에는 2억여원이 각각 모였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떠나간 동생을 애도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이웃주민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조의를 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SNS를 통해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지 못한 어른으로 가슴이 미어진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