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컵, 펜 놓는 위치 정해져 있음, 매뉴얼은 40장이고 따를 사람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의 지원 요건이 제시된 채용공고가 올라와 누리꾼들이 설전을 펼치고 있다.
직원에 대한 다소 과한 간섭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매뉴얼대로만 하면 되니 오히려 걱정할 것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호불호 갈리는 한의원 채용 공고"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속 사진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한의원에서 일할 간호조무사의 자격 요건과 근무 환경에 관해 설명하는 채용공고가 담겼다.
공고 작성자에 따르면 채용 분야의 지원자가 갖춰야 하는 필수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자리를 잘 지키고 약을 시키는 대로만 달여야 하며, 무엇보다 말이 없어야 한다.
특히 공고 작성자는 "원장과 절대 친해질 수 없다"면서도 "친해질 마음만 없으면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 내용에 관한 설명도 독특하다.
작성자는 "업무는 모든 것이 정해져 있으므로, 내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다"며 "컵과 펜을 놓는 위치도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40페이지짜리 매뉴얼 안에 업무에 관한 모든 내용이 적혀 있어 자율적인 결정을 내리는 행위가 일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독특한 채용 공고가 알려지자 온라인상에 누리꾼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잦은 회식과 불필요한 친목에 피로를 느꼈다는 일부 누리꾼들은 "쓸데없는 수다 안 떨어도 되는 거 너무 좋다", "개인주의자인 나를 위한 곳이다" 등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체계가 없는 주먹구구식 업무보다는 하나부터 열까지 매뉴얼이 정해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속 편하다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자유롭고 소통이 활발한 사내 분위기를 지향하는 또 다른 누리꾼들은 해당 공고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외로울 것 같다", "메뉴얼 40페이지부터 못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