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서울시, 국민 세금 6500만원 들인 '첨성대 조형물' 4개월 만에 철거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블로그


[인사이트] 천소진 기자 = 서울시가 약 6,5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첨성대 조형물을 4개월여 만에 철거했다.


정동길 입구에 세워진 모습이 뜬금없는 데다가 흉물스럽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린 결정이다.


지난 14일 서울시는 전날 밤 기중기를 동원해 서울시청 본관 맞은편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 세워져 있던 첨성대 조형물을 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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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해당 조형물은 높이가 9.17m에 달하는 작품으로 5월 순천만 정원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당시 서울시는 "해당 조형물은 버려진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1,347개를 이어 붙여 만든 것"이라며 "이 빛이 코로나 사태로 몸과 마음이 지친 시민들을 위로해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 한복판에 들어선 대형 조형물이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설계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의 조화를 위해 다른 건축물은 지상 1층~지하 3층 구조로 낮게 지어졌는데, 첨성대 조형물은 다른 문화재를 가리는 등 되레 미관을 해쳤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서울시는 설치 5개월도 채 안 돼 조형물을 철거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 조형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4년 10m 괴물 조형물과 2017년에 헌 신발 3만여 켤레로 만든 슈즈 트리까지 의도와는 다르게 다가오는 조형물의 느낌에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불필요한 조형물로 성과를 내보이려다 여론의 뭇매로 이를 철회하는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서울시가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