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일본인 소장자 "한국 국보급 '백제미소보살' 150억원 달라"...문화재청 환수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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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문화재청이 백제 미술품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일명 백제미소보살)'을 결국 환수하지 않기로 했다.


백제미소보살은 1907년 일제에 압수됐는데, 일본 소장자가 무리한 가격을 요구해 환수 절차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8년 이후 백제미소보살의 환수 절차를 중단했다.


백제미소보살은 총 두 점으로 1907년 충남 부여군에서 발견됐다. 한 점은 국보 제293호로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다른 한 점은 당시 일본 헌병대에 압수돼 일본으로 반출됐다.


20세기 초 일본에 반출된 백제미소보살 / 부여군


이후 일본인 수집가 이치다 지로가 경매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선 일본으로 반출된 백제미소보살이 국내에 남아있는 국보 제293호보다 예술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은 일본에 있는 백제미소보살의 환수를 위해 환수 금액 42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본 소장자 측은 약 150억원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감정가 42억원 이상 집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실상 환수 협상은 2018년부터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 중인 국보 제293호 백제미소보살 / 문화재청


이 의원은 "충남도에서는 '백제미소보살' 등 국외 문화재 환수를 위한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올해 예산 10억 원을 편성했고, 내년부터 3년간 6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부여군에서도 국민 성금 등을 통해 38억원을 모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외에 있는 많은 우리 문화재들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문화재청, 국립박물관의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국회 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4월 1일 기준 국외에 있는 한국 문화재는 21개국에 19만3136점이라고 발표했다. 국가별로는 일본 8만1889점(42.40%), 미국 5만3141점(27.52%), 중국 1만2984점(6.72%), 독일 1만2113점(6.27%)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