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남편이 컴퓨터를 샀는데, 150만원이래요. 근데 뭔가 이상하네요?"
한 여성의 글에 유부남들이 대동단결했다. 이 여성의 남편을 지키고, 한 가정의 평화를 지켜주고 싶었던 듯하다.
유부남들은 이 네이버 지식인글로 몰려가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진실'을 이야기하려는 자를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센스(?)도 발휘했다.
지난 8일 네이버 지식인에는 "남편이 컴퓨터를 샀는데 좀 이상해서요"라는 글이 하나 게재됐다.
150만원에 컴퓨터를 샀다는 남편. 하지만 영수증과 카드내역서를 아내는 보지 못했다. 남편은 "없어"라고만 짧게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는 컴퓨터의 부품을 세세하게 적어 "이 가격이 맞느냐"라고 물었다.
적힌 물품들의 면면을 보면 사실 150만원이라고 볼 수 없다. CPU와 그래픽카드 모두 고가이며, 램 또한 고가다. 쿨러 또한 고가 제품이다.
하지만 유부남들은 센스가 넘쳤다. 가정의 평화를 지켜주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해줬다.
"15만원 정도 싸게 샀다고 보면 된다", "150만원보다는 조금 비쌀텐데, 싸게 잘 구입했다", "적절한 가격에 잘 샀다"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의리로 똘똘 뭉쳐 전우애를 발휘했다. 함께 가짜사나이3를 찍어도 모두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협동심이었다.
이 의리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등장했을 때 더 진하게 나타났다. 위기에 더 빛난 것이다.
한 누리꾼은 "부품 모두 종합하면 360만원 나온다"라며 "오늘 남편분 등짝 날리실 준비하세요. 150만원으로 구매 못해요"라고 진실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사기꾼'이라는 댓글이 우수수 달렸다. 비싸게 팔아먹으려고 수 쓴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사기를 치네? 165만원이면 사는 사양인데 얼마를 남겨 먹으려고 하느냐"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이 사연을 접한 이들은 "훈훈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인성 문제 있는 한 명의 개인주의 때문에 큰일이 일어날 뻔한 상황이 무마된 점이 특히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