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치킨이 왔는데, 나무젓가락이 안 보여요"
최근 지방에서 상경한 A씨는 치킨을 주문했다가 난감한 처지에 놓인 적 있다고 한다. 배달된 치킨에 나무젓가락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매장을 옮겨도 봤지만, 나무젓가락을 주는 곳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A씨뿐만이 아니다. 서울 토박이라는 누리꾼도 요새 부쩍 치킨집에서 나무젓가락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증언했다.
디시인사이드 치킨 갤러리에서도 비슷한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치킨집은 나무젓가락을 원래 안 주나요", "서울만 나무젓가락을 안 주네요" 등이다.
매장마다 상이하지만 실제로 서울 치킨집 다수는 나무젓가락을 안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시와 7개 치킨 프렌차이즈가 맺은 업무 협약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주요 치킨 프렌차이즈 가맹본부와 일회용 배달용품 감축을 위한 MOU를 맺은 바 있다.
7개사는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 깐부(깐부치킨), 비에이치씨(bhc치킨), 원우푸드(치킨뱅이), 제너시스 비비큐(bbq치킨), 지앤푸드(굽네치킨), 혜인식품(네네치킨) 등이다.
협약에 따라 치킨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배달 시 나무젓가락과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또 소속 가맹점 교육·홍보를 통해 일회용 배달용품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오고 있다.
MOU는 서울시가 2018년 9월 전국 최초로 발표한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의 일환이다. 일회용 배달용품은 시민실천운동 5대 실천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당시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배달용품에 대한) 마땅한 규제 수단이 없어 배달 업계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용 안 하기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황 본부장은 "이번 치킨 프랜차이즈와의 업무협약이 계기가 돼 모든 외식배달업계의 참여와 시민들의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 노력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