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현대자동차에서 6년째 연구원으로 근무한 직원이 현재 회사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현대차를 추천하지 못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현대차 분위기 요약'이란 제목으로 현대자동차 연구원 A씨의 글이 공개됐다.
여기서 A씨는 "이번 만큼 회사 분위기가 안 좋았던 적이 없다"며 "성과가 좋으면 더 보상받는다는 개념이 사라졌다"고 했다.
A씨는 지난 26일 이뤄진 현대자동차 임금 협상 결과를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연구소 직원들 90%가 반대하는데 임금협상은 회사가 원하는 대로 돼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노조 직원들이 정년 연장을 위해 성과에 따른 임금을 포기하면서 40세 이하 사원들을 버렸다"고도 했다.
A씨는 "올해 내내 품질 이슈 해결해야 한다면서 유튜버들 모아 놓고 연구소 욕하는 영상 아침마다 틀어주면서 들들 볶아서 다들 열심히 일했었는데 이제 뭔가 놔버린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 야근하는 직원도 눈에 띄게 줄었고, 칼퇴하는 직원들로 인해 퇴근길 정체는 더욱 심해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A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신차 출시를 줄줄이 앞두고 있는데 이 차를 개발해보겠다던 연구원들이 다 넋이 나가 있다.
A씨는 "각종 품질 문제는 맨파워 갈아서 개선하는 거였고 주관적인 부분이 많아서 그냥 넘어가려면 넘어갈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앞으로는 기존에 있던 거 짜깁기하고 대충 확인만 해서 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 퇴근 후 스터디를 가입하고 있다. 이직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A씨는 "젊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나가니까 차는 점점 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미 쏘렌토, GV80 같은 신차들은 3~4번 리콜했는데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현대차 사라고 못할 것 같다"며 "우리야 직원 할인 있으니까 할인받아 2년 타고 팔면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뽑기 운이 좋길 바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