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한 육군 병장이 후임들의 하극상을 신고해도 간부들이 제대로 처리해 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부 간부들이 하극상을 일으킨 후임병들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후임병을 지적한 고참에게는 지나치게 엄하게 대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지난 28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숲'에는 "말년 병장 달고 너무 힘듭니다. 제발 살려주세요"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육군 말년 병장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후임들의 하극상 때문에 고민이 많다.
A씨가 일·이병일 때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공공연하게 이뤄진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선임들이 후임들의 실태를 윗선에 보고해도 제대로 된 조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임들은 군대 내 소통 창구인 '마음의 편지'까지 써가며 후임들의 하극상을 보고했지만 번번이 묻히기 일쑤였다.
A씨는 간부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들은 이등병 막내 시절에 선임들의 부조리와 비위를 견뎌가며 제대로 신고도 하지 못했는데 선임이 되고 오히려 처지가 역전된 것 같아 군 생활에 회의감도 느껴졌다.
그는 "제 동기들 일벌백계한답시고 대다수를 영창 보내고 전출 보냈으면 된 거 아닙니까? 뭘 더 해야 합니까? 저희가 후임에게 인사라도 해줘야 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군 생활 1달도 안 남은 말년 병장이고 민간인이 될 예정이지만, 2년 가까이 바친 제 인생이 아무렇지 않게 짓밟히는 게 너무 억울해서 글 씁니다"라고 말했다.
후임들의 눈치를 보느라 힘들다는 A씨의 사연은 많은 '예비역' 누리꾼을 분노케 했다.
아무리 군대가 '선진 병영'에 한발 다가섰다고는 하나, 선후임 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선임, 후임 누구나 나라를 위해 고생하는 것은 똑같은 만큼 누구 한 명 억울한 일 당하는 사람 없도록 처리해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