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젓가락질 보면 인성 알 수 있다" 아직도 안 없어지는 한국 관습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힘센 여자 도봉순'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


90년대생 이상이라면 보자마자 절로 멜로디를 흥얼거릴 이 문장은 1997년 발매된 DJ DOC의 'DOC와 춤을'이라는 노래 속 가사다.


이는 '젓가락질'을 예절 문화의 하나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를 비판한 노래로 당시 큰 히트를 쳤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성세대들은 젓가락질을 예절이나 인성, 교육 수준 등과 결부시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Tiktok 'mijeong_park'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인성과 교육 수준을 지적하며 "가정 교육이 부족한 것 같다", "인성이 덜 됐다"며 꾸지람을 하고는 했다.


이런 전통은 최근엔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일부 세대들은 젓가락질을 인성과 연결 짓는다.


중요한 계약 자리에서 상대 대표의 젓가락질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계약을 취소했다는 사연이 있을 정도다.


2017년에는 식품 제조기업 샘표에서 젓가락질을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 도입하기도 했었다. 논란이 일자 당시 샘표 측은 젓가락질이 한국 고유의 전통이라고 주장했었다.


Tiktok 'mijeong_par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이 젓가락질을 다시 배우라고 했다는 이유로 30대의 나이에 젓가락질을 새로 익힌다는 사연도 올라온 바 있다. 


하지만 사실 옛 풍속화 등을 살펴보면 조선 시대 이전 우리 조상들은 젓가락질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반찬을 젓가락으로 자유롭게 집고 손의 모양도 그리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 고유의 전통이라면서 정작 옛 조상들은 이런 문화를 갖고 있지도 않았던 것.


한국인의 식사 문화를 수십 년째 연구 중인 주영하 한국중앙연구원 교수는 이에 대해 "얼마나 젓가락질을 잘하는지 따지는 것은 일본에서 들어온 풍속"이라 말했다.


일본에서 들어온 소위 말하는 '똥군기'에서 파생된 문화라는 게 가장 유력한 설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