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를 키우려 아침부터 일을 나서는 여든 살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줬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1 '사랑의 가족'에서는 강원도 춘천시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할머니와 손자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청각장애가 있는 변옥환(80) 할머니는 지적장애가 있는 손주 민서(11)를 돌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쓰레기를 주우러 집을 나섰다.
할머니는 다리가 성치 않은 상황이지만 발길을 재촉했다.
할머니는 벌이가 많지 않지만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늙은이가 가만히 있으면 누가 (한 달에) 27만 원 줘요? (일한 지는) 4년 됐어요"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지칠 만도 한데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는 금쪽같은 손주 민서 때문이다.
민서가 젖도 안 뗐을 때 아들과 며느리가 헤어졌고, 이후부터 민서는 할머니 손에서 길러졌다.
3년 전 민서 아빠마저 서울로 돈을 벌러 가면서 할머니와 민서는 단둘이 남게 됐다.
세상에 둘뿐인 할머니와 손주는 서로 애틋하다.
할머니는 민서에게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어 '농사 일'부터 '쓰레기 줍기', '손두부 만들어 팔기'까지 하며 허리 펼 새 없이 하루 종일 일한다.
하루하루 기력이 쇠 가지만 할머니는 민서를 부족함 없이 키우기 위해 조금도 쉬지 않는다.
할머니는 "내가 죽으면 민서는 의지할 데가 없다. 민서 20살 될 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매일 밤 소원을 빈다.
할머니는 소원대로 민서가 어른이 될 때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
10년만 더 살고 싶다는 할머니의 간절한 소원에 해당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가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