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10년 동안 친하게 지내던 지적장애인 지인의 로또 당첨금을 가로챈 60대 부부가 구속됐다.

지난 23일 KBS는 18일 로또복권 1등 당첨금을 가로챈 혐의로 60대 B씨 부부가 법정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지적장애 3급 수준의 지인 A씨가 2016년 7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5억 5,880만 원을 받자 이 중 8억 8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최근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지난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년 6월과 3년을 선고했다.

앞서 서울시 성북구에서 식당을 하던 B씨 부부는 인근 여인숙에 살면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A씨와 단골손님과 사장 사이로 알게 됐다.

B씨 부부는 한글을 읽지 못하는 A씨의 장애인 등록과 A씨 딸의 산재 사망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기도 했을 만큼 10여 년 동안 친분을 쌓아왔다.

A씨는 자신을 도와주는 B씨 부부를 믿고 의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B씨 부부에게 2016년 7월 17일, 로또 1등 당첨 사실을 알렸고 당첨금을 받으러 같이 가달라고 부탁했다. 당첨금은 세후 15억 5,880만 원에 달했다.

이날 A씨는 은행직원의 권유로 중도해지가 불가능하고 매달 2백만 원의 연금을 받는 5억 원 상당의 연금보험과 또 다른 3억 원 연금 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B씨 부부는 운영하던 식당 건물이 재개발되면서 이사를 가야 할 상황에 처하자 나머지 당첨금 8억 원에 욕심을 냈다.

이후 부부는 A시에게 "같이 공기 좋은 곳에 건물 짓고 식당을 하면서 같이 살자"라고 제안했고 8억 8천여만 원을 받아 충남 예산에 건물을 짓고 식당을 개업했다.

하지만 토지와 건물 명의는 A씨가 아닌 B씨로 등록됐다.

B씨는 이를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 1억 5천만 원을 두 차례 대출받기도 했다.

이후 모든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2018년 1월, 강원도 철원으로 이사하면서 B씨 부부를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재물 소유에 관한 개념을 가진 것으로 보여 판단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지능지수 58에 사회적 연령 13세 수준 지적장애 3급으로 한글과 숫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토지와 건물을 내부적으로는 자신기 갖지만 명의는 B씨 부부 앞으로 하는 소유와 등기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 B씨 부부에 실형을 선고했다.